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. 몸서리치도록 힘들게 했던 가을인데 말입니다.
피하지 말고 부딛치라는 말이 있죠. 뭐, 상황은 다르지만. 가을도 이젠 만만해진거죠.
어제는 기름 8만원 어치를 넣고, 550km를 탔더니 바닥입니다. 목적지는 수원이었는데, 전국일주를 한 셈이죠.
무주를 출발해 전주-군산-서천-부여-공주-조치원-천안까지 국도를 탔고, 고속도로로 수원을 다녀왔으니까요.
오랜만에 서천의 영화 'JSA'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을 갔더니,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사중이랍니다.
멀리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다 공사 자재가 널부러져 엉망이더군요. 갈대밭을 쑥대밭으로 만들 요량인지.... 설마 또 거창한 구조물에다, 갈대보다 더 많은 시설물이 들어서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.
'건설의 나라'라는 명성에 걸맞게 말입니다.
전주에 볼 일이 있었고, 수원을 가는 길에 어디 들릴만 한데가 없을까 찾다 공주의 영평사를 떠올렸습니다.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드라는 기사를 봤거든요.
역시나 좀 늦었습니다. 고개 숙인 구절초 무리가 이미 '가을은 간다~'를 외치고 있더군요.
고찰의 고즈넉함은 없지만, 새로지은 듯 보이는 대웅보전이 구절초 덕에 빛이 납니다.
다포가 바람에 펄럭입니다~~~
찻집 보살님이 상당히 센스있으십니다.
늙은 구절초지만, 황금들판을 배경 삼아 곱게 치장해보았습니다.
추해보이지 않죠? 제 풀에 꺾여 쓰러지는 날까지, 제 할 일 다하고 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.
돈 통에 구절초가 풍덩했군요.
역시 센스있는 누군가의 작품입니다.
바로, 이곳입니다.
월요일이지만, 때늦은 구절초를 만나러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.
가지런히 줄을 선 장독대에 아침 햇살이 내려 앉았습니다.
장독대를 보니 괜히 배가 고프더군요. 덕분에 수제비 한그릇 뚝딱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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